漢詩속으로

[스크랩] 매화는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不賣香)

산과막걸리 2016. 4. 2. 11:50

매불매향(梅不賣香)

[요약] (: 매화나무 매. : 아닐 불. : 팔 매. : 향기 향)

매화는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뜻으로, 선비의 지조를 의미함.

[출전]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야언(野言)

 

[내용]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전남 광양시 다압면 섬진마을에서는 광양국제매화축제가 열렸다. 지난해 100만 명이 넘는 상춘객이 다녀갔다는데, 금년엔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매화를 찾아 왔는지 모르겠다.

선거철이라 향기가 보다는 이익을 찾아다니지는 않는지.... .

매화이야기를 하는 것은 냄새도 나지 않는 사람들이 자기의 향기를 팔겠다고 아우성치는 모습이 안쓰러워 매화를 닮아보라고 말하고 싶어서다.

 

매화예찬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조선 중기의 문신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

야언(野言)’이다.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제 곡조를 간직하고/桐千年老恒藏曲

매화는 평생 춥게 지내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하지 않고/月到千虧餘本質

버들가지는 백 번을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柳經百別又新枝

 

매화는 스스로 향기를 팔지 않지만 매화가 피면 사람들이 그 향과 자태를 좇아 몰려든다.

국민의 대표가 되고자 하는 자는 향기도 아닌 냄새를 팔려고 애쓰지 말고, 사람됨을 갖추면 자연히 찍어 줄 것이다.

매화처럼 맑은 마음과 지조, 절개를 가진 후보자가 그리워지는 오늘날이다.

 

매화 이야기나 더하자.

 

매화(梅花) 이인로(李仁老)

 

고야의 얼음살결 눈으로 옷 지어 입고 / 姑射氷膚雪作衣

향기로운 입술 새벽이슬에 구슬을 마시네. / 香唇曉露吸珠璣

속된 꽃술들의 봄철의 붉음에 물듦을 못 마땅히 여겨 / 應嫌俗蘂春紅染

요대(신선이 사는 곳)를 향해 학을 타고 날고자 하네. / 欲向瑤臺駕鶴飛

*고야[姑射]의 얼음살결 : 고야산[姑射山]에 신인(神人)이 사는데, 살결은 빙설(氷雪) 같고, 이쁘기는 처녀(處女)와 같으며, 바람과 이슬만 마시고 산다 한다. 莊子

 

매화는 꽃이 피어나는 순서, 곧 춘서(春序)의 으뜸이다.

당나라 시인 백낙천은 춘풍(春風)’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봄기운에 정원의 매화가 가장 먼저 피어나고

뒤이어 앵두 살구 복사꽃 오얏꽃이 차례로 핀다.

냉이꽃 느릅나무 열매 마을 안에 깊숙하니

또한 말하리라, 봄바람이 나를 위해 불어왔다고.

[春風先發苑中梅 櫻杏桃李次第開 薺花楡莢深村裏 亦道春風爲我來]

 

중국 북송 때의 문인 임화정은 서호(西湖)의 고산(孤山)에 은거하면서 평생 벼슬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뜰에 매화나무를 심고 학과 함께 살았으므로 사람들은 그를 매처학자(梅妻鶴子)’라고 불렀다. 매화가 필 때쯤 되면 한 달이나 문 밖을 나가지 않고 종일 매화를 감상하고 노래를 부르며 혼자 즐겁게 지냈다. 그의 시 산원소매(山園小梅)’를 감상해 보자.

온갖 꽃들이 시들어 떨어져도 홀로 아름답게 남아(衆芳搖落獨暄姸)

작은 정원의 정취를 독차지하고 있네.(占盡風情向小園)

성긴 매화나무 그림자는 비스듬히 맑은 물 위에 드러나고(疏影橫斜水淸淺)

그윽한 매화 향기는 몽롱한 달빛 속에 감도네.(暗香浮動月黃昏)

조선시대 지식인들도 매화를 가까이 했다. 매화를 일컫는 말로 빙설옥질(氷雪玉質)’, ‘빙기옥골(氷肌玉骨)’이 있다. 얼음과 눈처럼 맑고 깨끗한 모습에, 옥같이 곧고 맑은 정신을 말한다. 선현 중 이퇴계는 매화를 소재로 107수의 시를 지었을 정도로 매화에 빠졌다.

임종 때엔 단양의 기생 두향으로부터 선물 받은 청매화를 가리키며

저 매화에 물을 주라는 유언까지 남겼다고 한다.특히 퇴계는 매한불매향(梅寒不賣香)이란 말을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출처 : 漢詩 속으로
글쓴이 : 몽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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