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시를 짓고 싶은 분들께....(가장 기초적인 운과 평측에 대해)

2014. 11. 14. 08:14漢詩속으로

 

한시를 짓고 싶은 분들께....

 

 

학식이 일천한 제가 한시 작법과 관련하여 참고가 될 만한 내용을 기술한다는 것이

무모한 일인줄은 잘 알지만 용기를 내어 초보적인 것 몇 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사실은 간단한 작시이론 서적만 봐도 모두 나와있는 내용이지만

혹 작시이론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이라면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在 家 女 兒 三 재가여아삼

 

上 班 姑 娘 四 상반고낭사

 

酒 吧 少 姐 五 주바소제오

 

今 來 女 客 六 금래여객육

 

 

집에가면 딸만 셋

 

출근하면 여직원만 넷

 

한 잔 하러 가면 아가씨 다섯

 

오늘은 여자 손님만 여섯.

 

 

 

5년 쯤 전에 처음으로 지어본 것입니다.

오언절구 형태지만 韻이 없고 평측이 질서가 없습니다.

훌륭한 한문문장이나 시문을 지을 수 있는 분들도 이와 같이

운과 평측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물론 그랬으니까요.

근체시 작법 위주로 기초사항 몇가지만 설명하고자 하는데,

하드웨어적인 것으로 근체시의 운과 평측을,

소프트웨어적인 것으로 근체시의 대장과 어법을 간략이 말씀 드리겠습니다.

시경부터 시작해서 모든 시에는 운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고대의 운과 秦漢시대 이후의 운이 다르고, 진한시대 이후라도 정해진 운목의 수가 다양했는데,

송나라 무렵에 106개의 운목으로 통합이 되었고

지금까지 통용이 되고 있습니다.

 

 

薄 雲 變 露 雰 박운변로분

 

濃 霧 蔽 朝 농무폐조하

 

嚴 霜 寒 假 霎 엄상한가삽

 

軟 雨 融 山 연우융산설

 

 

엷은 구름 이슬되어 내리는가 싶더니

 

짙은 안개 아침놀을 가리네

 

찬서리 내리는 겨울도 삽시간

 

어느새 봄비 내려 산의 눈을 녹이네.

 

 

 

霞,은 같은 운목의 글자여야 하는데 글자 모양만 비슷했지 운과는 정혀 상관이 없습니다.

 

한시의 가장 큰 기본은 정해진 자리에 같은 운목의 운자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언절구 정격

 

○○○○○

○○○○●

○○○○○

○○○○●

 

 

오언절구 변격

 

○○○○●

○○○○●

○○○○○

○○○○●

 

 

칠언절구 정격

 

○○○○○○●

○○○○○○●

○○○○○○○

○○○○○○●

 

 

칠언절구 변격

 

○○○○○○○

○○○○○○●

○○○○○○○

○○○○○○●

 

 

오언율시 정격

 

○○○○○

○○○○●

○○○○○

○○○○●

○○○○○

○○○○●

○○○○○

○○○○●

 

 

오언율시 변격

 

○○○○●

○○○○●

○○○○○

○○○○●

○○○○○

○○○○●

○○○○○

○○○○●

 

 

칠언율시 정격

 

○○○○○○●

○○○○○○●

○○○○○○○

○○○○○○●

○○○○○○○

○○○○○○●

○○○○○○○

○○○○○○●

 

 

칠언율시 변격

 

○○○○○○○

○○○○○○●

○○○○○○○

○○○○○○●

○○○○○○○

○○○○○○●

○○○○○○○

○○○○○○●

 

 

 

검은색 부분이 운자가 들어가는 자리입니다.

 

저도 운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그저 종성의 발음이 비슷하면 같은 운 인줄로 막연히 알고 있었습니다.

 

 

泊邊江山박변강산백

 

白雪爲皎백설위교백

 

帛上繪花畵 백상회화화

 

畵後素遙화후소요박

 

 

새해 호수변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하얀 눈을 새하얀 비단 삼아

 

비단 위에 꽃을 그려 보아요.

 

그림을 그린 후 흰 물감으로 아득히 호수를 그려 넣어요.

 

 

白,帛,泊은 백,백,박으로 종성의 발음은 같지만 같은 운목의 글자는 아닙니다.

운목은 상평, 하평, 상성, 거성, 입성으로 나뉘어 총 106개 항목으로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가령 상평 東운에 속하는 글자로 운을 삼았으면 같은 시의 다른 운도 東운에서 골라야 합니다.

 

下平,十三覃운을 사용한 경우의 예입니다.

 

 

梧桐昨夜蕭蕭落 오동작야소소락

 

 

秋雨整天淅淅 추우정천석석함

 

 

黃葉爲書愁惹酒 황엽위서수약주

 

 

吾尋醪肆燕飛 오심료사연비남

 

 

(下平,十三覃운)

 

 

 

어젯밤 오동잎은 쓸쓸히 떨어지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가을비 내리는구나.

 

낙엽은 편지요 수심은 술생각 나게 하니,

 

나는 주막을 찾고 제비는 남쪽을 향하네.

 

 

작시의 첫 번째가 106운에 대한 이해입니다.

두 번째가 평측인데,이부분이 좀 까다롭습니다.

우리 한자 독음으로는 평측을 분별하기 어렵고 한자 원래의 발음을 알아야 합니다.

평자와 측자를 정해진 규칙에 맞게 배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각 글자에 대한 평측을 익히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한자의 발음이 과거에는 평,상,거, 입 으로 나누었고 현대 중국어에서는

1,2,3,4성으로 나눕니다.

평성은 평이하고 규칙적인 소리이고, 측성(상성, 거성, 입성)은 강하고 불규칙적인 소리입니다.

이렇게 평측이 어울려야 음악적 효과를 내게 됩니다.

현대 중국어에서 1,2성은 대개 평성에 속하고 3,4성은 대개 측성에 속하니

중국어를 어느정도 아시는 분은 평측을 구분하는데 유리합니다.

단지 고대 입성은 소멸되어 각 성조로 분화했는데

예를 들어 學(학)은 고대에는 입성이었으나 현대에는 2성입니다.

우리 한자 독음의 ㄱ, ㅂ, ㄹ,등으로 끝나는 한자는 대개 입성입니다.

입성글자를 구별해내는 부분에 있어서는 한국인이 중국인보다 훨씬 유리합니다.

學을 우리는 학이라 하지만 중국에서는 쉬에라고 하니 고대에 입성의 글자였다는 것을 중국인들은 사전을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현대 중국의 표준 북경어 발음을 가지고 논하는 것이고 광동지역에서는 옛 발음이 남아있어 쉑이라 발음합니다.

평측에 대한 이해가 두번째이고 개별 평측은 스스로 익혀야 하며

작시할때는 평측보라는 것이 있으니 이에 따르면 됩니다.

 

예)

 

夕日虹橋석일홍교하

 

黃牛慢找황우만조뢰

 

溪蹊人氣上 계혜인기상

 

白鷺忽飛高 백로홀비고

 

(붉은 색은 측성, 검은색은 평성)

 

 

 

저녁 무지개 다리 밑으로

 

황소는 느릿느릿 우리를 찾고

 

냇가 오솔길 인기척 위로

 

백로는 놀라 날아 오른다.

 

 

세 번째가 대장인데, 율시의 중간 두 연은 반드시 대가 되도록 지어야 하는데 그것을 말합니다.

대장의 수법이 잘 된 것으로 두보의 시를 하나 예를 듭니다.

원래 중간 두 연만 대구를 이루면 되지만 이 시에서는 네연에서 모두

대구의 수법을 사용했습니다.

 

 

闊蒼梧野 창오의 들에 물은 넓고

 

高白帝秋 백제신이 관장하는 가을에하늘 높을때

 

 

途窮那免哭 갈길 곤궁하여 어찌 울음을 면하리

 

身老不禁愁 몸이 늙어 시름도 이기지 못하거늘

 

 

大府才能會 큰 막부에 재주 뛰어난 이들 모였으니

 

諸公德業優 여러 공들의 덕업이 더욱 빼어나지요

 

 

北歸衝雨雪 북쪽으로 돌아가느라 눈비 무릅쓸 적에

 

誰憫敝貂裘 누가 해진 담비갖옷 입은 이를 불쌍히 여길지...

 

 

 

이 시의 특징....모든 련이 대(對)로 이루어져 있는데,

 

 

대가 되는 성분들의

 

문법적인 위치와 문장 성분이 모두 같습니다.

 

특히 함련에 사용한 두개의 허사가 두드러지는데,

 

잘 지어진 시들은 대부분 이와같은 특성이 있습니다.

 

 

 

 

 

 

근체시의 특징 네 번째가 어법인데 중요한 몇가지만 나열을 해보겠습니다

 

1, 重韻, 重字, 題字를 피한다

 

2, 일운도저

 

3, 허사 사용의 제한, 詞의 변성, 도치, 생략, 비유,,,,

 

이 부분은 설명이 길어지니 다음 기회로 미루겠습니다.

 

 

 

 

운과 평측 대장과 어법에 이직 서툴더라도

 

하나하나 익혀가다 보면 어느새 고수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時習是隨時 시습시수시

 

還是是適時 환시시적시

 

時習習隨時 시습습수시

 

還是習適時 환시습적시

 

 

 

學而時習之에서 時習은 ‘때때로’ 익히다 일까?

 

아니면 ‘적기에’ 익히다 일까?

 

매월당의 시는 때때로 익혀야 할까?

 

아니면 적기에 익혀야 할까?

 

 

이것은 근체시는 아니고 문자유희적인 부류입니다.

 

이런 것이라도 자꾸 지어보다 보면 좋습니다.

 

 

 

운과 평측등 가장 기본적인 하드웨어에서 막혀서 그렇지

 

한시를 쓰면 아주 잘 쓰실것 같은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閉戶獨坐揆昔迹

一風栢葉掃屋聲

杯中皺面搖而冥

西窓殘月皎於星

 

"문닫고 혼자 앉아 옛 자취를 헤아리자니

한 바람에 잣나무 잎이 지붕을 쓸어가는 소리

잔 속에 주름진 얼굴 흔들리며 아득한데

서창에 아직 남은 달은 별빛보다 빛나는구나"

 

 

오늘 어느분께서 올리신 시인데 시의나 전체적인 구성이나 흐름이나 전개 모두 좋아 보입니다.

단지 운의 위치가 안맞고 통일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평측도 안맞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규칙을 몰라서이지 수준이 낮은것은 결코 아닙니다.

운과 평측등 하드웨어적인 것에 대한 이해와 단련만 하시면 정말 좋은 한시를 지으실 수 있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지극히 초보적인 사항 몇가지 말씀 드렸습니다.

 

단 한 분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4, 11, 13

출처 : 漢詩 속으로
글쓴이 : 杲峴 원글보기
메모 :